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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환바이칼 열차여행 - Quan

물보라물 2012. 7. 25. 12:03

 

 

 

많은 사람들이 시베리아 열차를 타러 가면서 환바이칼 열차(КБЖД;께베줴데)에 관해서는 잘 모르고 갈 것이다. 나도 러시아 친구들을 만나지 않았더라면 이르쿠츠크에서 바로 알혼섬으로 들어갈 뻔했겠으나, 바이칼 호수를 가장 가깝게 게다가 천천히 달리는 기차라니 세상에서 가장 매력적인 기차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다.

 

 

 

 

이 기차는 바이칼 호수 바로 옆을 호숫물 흐르듯이 굽이굽이 흘러간다. 레일 길이는 고작 80킬로미터 정도 되는데 8시간을 달린다. 중간 중간 관광지 구경 시간, 점심 시간, 수영 시간을 포함한 시간이지만, 속사정을 모르는 사람이라면 러시아 기관사들은 보드카 마시고 술에 취해서 운전을 천천히 하는걸로 오해할 수도 있겠다.

그런데 누구나 이 기차를 탄다면 이 기차의 느린 속도에 감사하게 될 것이다. 두 번 보기 힘든 바이칼 호수를 천천히 감상하면서 머릿속에 들어있는 것들을 맑은 호숫물에 씻어 내는 것이다. 타고 가다보면 내가 바라보고 있는 것이 호수인지 바다인지 잘 구분이 되지 않지만, 차창 너머에 펼쳐진 맑은 물과 그 위에 부서지는 햇살들은 먼 길 달려온 여행자들 뼛속까지 스며든다.

 

 

환바이칼 열차는 알렉산더 3세 황제가 러시아를 지배할 때(1891) 착공한 시베리아 횡단 철도 공사가 1900년에서야 바이칼 구간만 제외하고 동서구간이 모두 완공되었다. 이 바이칼 지역이 험준한 산악지역이라서 당시로서는 기술도 부족하고 돈도 많이 들어가는 난공사 구간이었기 때문이다. 정말 바이칼 호수의 깊이가 세계 최고이듯이 지상부분도 칼로 자른 것처럼 깎아지른 산들이 호수를 둘러싸고 있다.

 

 

 

마지막 황제인 니콜라이 2세의 명으로 1899년 여름. 유럽의 철도전문가들을 초빙하여 환바이칼 구간을 착공한 후 1905년에야 완공이 됐다. 뽀르뜨 바이칼에서 꿀뚝까지가 가장 난공사 구간이었는데, 이 구간에는 무려 터널이 39, 회랑이 16개 외에 기타 인공 건축물들이 470여개나 만들어진다.

  

 

 

1915년 복선공사가 마무리 된 후에야 시베리아 횡단열차가 비로서 제 기능을 발휘하게 됩니다. 하지만 1956년 앙가라 강에 댐을 만들자 앙가라 강변에 있던 철로가 모두 물에 잠기게 되어 새로운 철로를 놓아야 했다. 현재 시베리아 열차가 지나고 있는 구간이 바로 우회 철로이다. 물에 잠기지 않은 뽀르뜨 바이칼부터 꿀뚝까지의 구간은 방치되다가 1970년대에 들어 바이칼 호수에 관광객들이 몰리면서 단선만 보수하여 관광객들을 실어 나르고 있다.

 

 

 

 

 

글 사진 - Quan

출처 : 여행, 바람처럼 흐르다
글쓴이 : 무심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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